The Ewha Medical Journal
Ewha Womans University School Medicine
Editorial

미투운동이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

김수인
Soo In Kim
Corresponding author Soo In Kim, Department of Psychiatry, Ewha Womans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1071 Anyangcheon-ro, Yangcheon-gu, Seoul 07985, Korea Tel: 82-2-2650-2821, Fax: 82-2-2650-5163, E-mail: 72sooik@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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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Apr 12, 2018; Revised: Apr 18, 2018; Accepted: Apr 18, 2018

Published Online: Apr 30, 2018


인간은 성적 존재이다. 남성과 여성의 가장 큰 차이는 성의 차이이며, 신체적으로 다를 뿐 아니라 태도와 행위도 다르다. 이에는 스스로의 성을 자각하는 것을 포함하며, 성적 만족과 자손 번식과 관련된 모든 사고, 감정과 행동을 포함한다. 타고난 신체적 차이는 각 성에 따른 본성에 의해 구분되고, 태도나 행위는 소속된 문화, 사회 및 일생 동안의 발달적 경험에 의해서 결정된다[1].

최근 사회가 점차 산업화, 서구화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의 지위와 역할은 많이 변화되었고, 양성평등적 사회로 바뀌어 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보수적인 성역할에 대한 사회적 통념은 유효하고 이에 따라 사회가 부여하는 남성과 여성의 역할도 다르다. 우리 사회의 통념에 따르면, 남성은 자기 직업과 경력을 중요시 하고, 성취지향적이 되어야 하고, 여성은 양육하는 사람, 가정에 안정감을 제공해주는 사람, 남성을 돕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남성과 여성은 성적으로 다른 것이지 불평등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유교적 가치관이 남아 있어 남성 중심, 가부장제, 남성우월주의, 성차별주의가 지속되고, 여성들은 이에 맞서 일제강점기 YWCA (Young Women’s Christian Association)를 주축으로 하는 여성계몽운동으로 시작하여 1960-1970년대에는 여성노동운동, 1980년대 이후 반성폭력, 반성매매운동과 함께 페미니즘 활성화로 대립구도를 이어오고 있다[2].

남녀 관계에서의 성적 행동은 하나님이 인류에게 허락하신 고귀한 선물이며, 성욕과 성적 충동은 인간의 타고난 강력한 힘이다. 성은 친밀감을 발전시키며, 사랑을 표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성적 행동은 주체가 되는 두 사람이 인격적으로 올바른 관계에 있어야 하고, 정서적, 감정적 교류가 있어야만 한다. 이런 기본 전제가 충족되지 않은 성은 본질적 목적을 상실하여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고, 성범죄의 원인이 된다[3].

2017년 10월 미국에서는 할리우드의 거물영화제작자인 하비와인스틴이 30여 년간 성범죄를 행해왔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피해 사실을 숨겨오던 피해자들이 더 이상 성범죄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뜻에서 소셜미디어에 해시태그(게시물에 일종의 꼬리표를 다는 기능, 특정 단어 또는 문구 앞에 “#”(해시)를 붙여 연관된 정보를 한데 묶을 때 씀), #MeToo를 달아 피해사실을 폭로하면서 미투운동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우리나라에서도 문화계, 검찰, 스포츠계, 정치계, 언론계, 종교계, 교육계, 기업계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이러한 고발이 이어졌다. 대부분의 가해자로 거론된 남성들은 각 계의 주류에 속하며,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하고 힘과 권력을 가진 남성들이었고, 피해자들은 각 계에서 자신의 성취를 위해서는 가해남성들의 권력에 순응해야만 하는 위치에 놓인 여성들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미투운동은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을 폭로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권력을 가진 가해자가 그렇지 않은 피해자에게 행하는 갑을 관계에서의 폭력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성범죄의 특성상 대부분의 가해자는 남성이고 피해자는 여성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회 각 계에서 발생된 성추행, 성폭행은 남성이 자신의 힘과 권력을 이용하여 약자의 위치에 있는 여성에 대해 이를 행사하고, 여성의 필수적인 요구보다 남성이 자신의 요구와 욕망을 독단적으로 상대방에게 들이미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지배적이며 힘과 통제력을 가진 가부장제의 남성들이 남성의 권위에 도전하는 여성들을 내리누르는 행동이기도 하다[4]. 하지만 이러한 행동을 하지 않는 남성들 조차도 성차별, 성희롱, 성범죄가 얼마나 만연되어 있는지, 또 그 대상이 되는 피해여성이 겪는 두려움, 수치심, 괴로움이 어떨지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다. 결과적으로, 성범죄의 책임은 전적으로 가해자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 피해를 당한 여성들이 도리어 비난 받는 일이 빈번했고, 피해여성들은 이차적인 심적 괴로움을 겪게 되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하지만, 성적 행동은 두 사람이 좋아하여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되고 사랑하는 관계가 되었을 때 서로의 동의 하에 발전되어야 하는 것이며, 그 관계의 발전과정에 대한 충분한 인식은 당사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기에 제3자가 그 관계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알 수 없다. 미투운동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며, 성적 피해를 당한 여성들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율성을 침해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사회적 범죄를 당하고도 수치심과 자기 비난으로 무기력해지며 피해사실을 숨기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제3자 모두가 피해여성의 입장이 되어 그 고통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당사자가 아닌 이상 알 수 없는 상황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2].

미투운동은 성범죄의 피해여성들에게 용기 있게 피해사실을 알릴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였으며, 피해사실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급속히 여러 사람들에게 퍼져나가므로 향후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갖도록 하여, 궁극적으로는 성범죄 예방에 기여할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작은 용기가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교훈을 통해 약자이기 때문에 숨길 수 밖에 없었던 은폐되고 음성적으로 조장되어 통제되지 않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제2, 제3의 미투운동이 일어나 더욱 바람직한 사회로의 변화가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REFERENCES

1.

Chung HY. In: Chung HY, editor. 2004; Sexual behavior and psychology of love. Medical behavioral science. Seoul: Korean Neuropsychiatric Association. p. 177-183.

2.

Park K, Lee HS, Kim SK, Ko JA, Yoo CJ, Kim HK, et al. In: Park K, Lee HS, Kim SK, Ko JA, Yoo CJ, Kim HK, editors. 2008; Sex related social problem. Psychology of sexuality. Seoul: Sigmapress. p. 210-246.

3.

Spalatin C, Allen J, Allen JS. 2003 Talk about sex.1st edBookie. Seoul: .

4.

Mathieu T. 2017 The crocodiles.5th edGreenknowledge. Seoul: .